문화심리학3 [인간관계 시리즈]예의인가 압박인가: 외국인이 본 한국의 인사문화와 체면 구조 한국 인사문화의 구조와 체면의 사회적 기제한국 사회에서 인사는 단순히 친근감이나 호의를 표현하는 제스처를 넘어, 사회적 관계의 구조를 명확히 설정하고 체면을 관리하는 복합적 사회적 행위로 기능한다. 인사는 개인 간 관계를 시작하거나 갱신하는 데 필수적인 절차일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존중, 서열 인식, 사회적 지위 인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빙 고프먼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체면 관리의 연속 과정으로 보았는데, 한국의 인사문화는 바로 이 체면 유지의 논리를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내면화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인사는 그 자체로 상대방의 체면을 긍정하고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조율하는 수단으로 작동하며, 일상의 거의 모든 사회적 접촉에서 일관되게 실천된다. 특히 한국에서는 인사 과정에서 언.. 2025. 4. 30. "왜 한국인들이 혼밥을 피하려 하는지 필리핀인은 이상하게 느꼈다" 1. 도입 – 혼밥이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죠?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던 필리핀 출신의 마리셀은, 점심시간이 되면 강의실 복도를 가득 채우는 학생들의 무리 속에서 혼자 식사를 하러 가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그녀의 모국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혼자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공공장소에 머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기 때문에이런 분위기가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어느 날 그녀는 도서관에서 과제를 마친 뒤, 캠퍼스 식당으로 향했다.아무 생각 없이 쟁반을 들고 식판을 받아 든 마리셀은 자리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던 그 순간, 갑자기 주변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듯한 묘한 정적과 시선의 흐름을 감지했다. 특별히 누가 뭐라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혼자 앉.. 2025. 4. 18. [인간관계 시리즈]독일인은 왜 매일 야근하는 한국인을 이해하지 못할까? 독일인의 눈에 비친 한국 직장인의 일상독일에서 온 마티아스는 한국의 IT 회사에 외국인 개발자로 입사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업무 환경은 쾌적했고, 동료들도 친절했지만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었다. 바로 퇴근 시간 이후에도 대부분의 직원이 자리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마티아스는 오후 6시가 되자 자연스럽게 노트북을 닫고 퇴근 준비를 했지만, 주변에서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 시작인데?”라는 눈빛을 받으며 당황스러움을 느꼈다.그에게는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너무 빨리 퇴근하면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팀워크를 고려하지 않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이처럼 단순한 퇴근 시간이지만, 그 속에는 .. 2025. 4. 9. 이전 1 다음